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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오브라이언이 지은 책입니다. 1, 2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308, 328면, 고전적인 스타일의 표지지만 꽤 마음에 드는 디자인입니다. 하드커버구요 황금가지에서 나왔네요. ![]() 저는 패트릭 오브라이언이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오브리-머투린 시리즈의 작가로 꽤 유명하신 분인가봐요. 1914-2000, 번역활동도 하시고 소설 외에도 ‘넬슨 시대의 해군’,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 ‘조지프 뱅크스’라는 비소설 계열의 책을 남긴 이력도 독특합니다. 이 책은 mattathias님의 이글루에서 추천받은 것입니다. 꽤 넓은 분야에서 좋은 책을 추천해주고 계셔서 종종 신세를 지곤 하지요. 오브라이언이란 작가, 글을 친절하거나 말랑하게 쓰지 않더군요. 내용의 흐름도 녹진하게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빡빡하게 흘러갑니다. 진도가 쑥쑥 나가는 종류의 책이 아니라는 거죠. 게다가 생면부지의 말이라니! 저는 처음에 함선이나 해군과 관련된 용어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돛이랑 닻을 간신히 구분하고 고물과 이물이 뭔지도 모르는 저에게 소피 호의 일상과 배 돌아가는 과정을 빡빡하니 들이대니 거 참..괴로웠어요. 몇 인치짜리 대포 몇 문짜리, 함선의 종류, 선원의 종류, 직급, 돛의 이름, 역할, 식량수급, 오만 전투용어... 소설이든, 영화든, 만화든, 고증이 잘 된 작품을 참 좋아합니다. 그 시대, 그 인물들 속으로 완전히 들어올 수 있도록 몰입시키는 것은 사소하고 작은 묘사들입니다. 줄거리의 힘이 있는 작품에서도 특히 고증이 잘 된 작품을 만나는 건 흐뭇한 일이죠. 이 작품이 바로 그렇습니다. 작고 엉성한 소피 호라는 함선의 함장이 된 주인공이 흥분해서 들뛰는 모습에서 시작해서 그 함선으로 바다를 무인지경으로 휘젓고 다니는 과정이 은근 사람을 끌어당기더군요. 글 쓰는 스타일이 사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거나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게 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런 재미만 재미는 아니지요. 상반된 두 사람의-거의 대척지점에 놓여있는 두 주인공의 우정도 웃음이 나옵디다.
이봐요. 아 그래,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그대로 옮겨쓴 소설하고, 100년 전 바닷사나이의 생활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구성해서 만든 소설하고 그대로 놓고 비교하면 됩니까? (아무래도 제인 오스틴을 정말 좋아할 수없는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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