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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독서감상문입니다. 읽기 시작한지는 두 달이 넘었지만 어제 저녁에야 끝을 보았습니다.
아 물론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제가 딴짓이 좀 길었습니다. ![]() 민음사에서 나왔고, 이윤기 선생님이 번역을 했습니다. '신의 가면', 을 쓴 조셉 캠벨의 책입니다. 하드커버 508면에 18000원이죠, 요새 책값이 그렇듯 그리 착한 가격은 아닙니다만, 값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어린이 출판사 편집부에 있으면서 오만 동화책을 죽어라 읽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전래동화, 민담, 신화, 설화... 징그럽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재미있는 게 있습디다. 각국마다, 공통된 형태의 이야기가 꽤 많다는 거. 아니 그전부터도 왜 홍수 전래동화가 나라마다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은 있었습니다만, 홍수이야기만은 아니더군요. 홍수와 홍수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중시조 이야기도 비슷한 점이 많고, 진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한 두 종류가 아닙니다. 하강천족의 이야기도 성경부터 시작해서 그리스로마신화 중국 신화 우리나라도 여러 종류로 변주가 되고...일본도 카구야히메 이야기가 있더군요. 거인족 이야기며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영웅의 이야기들...뭐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하, 인류의 시원 어딘가에 원형이 될 사건들이 있었다, 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동일한 형태의 이야기들이 나타날 수가 있을까 해서요.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을 조사해서 그 원형을 추측해보는 거 되게 재미있겠다, 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이걸 정말 연구하신 대단하신 분이 있었던 겁니다! 신화의 원형을 찾아 모험의 길을 떠난 분이 말입니다! 그분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조셉 캠벨입니다. 다루고 있는 것은 수많은 신화에서 나타난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영웅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서 이루어지는게 아니고, 그렇게 운명적으로 영웅의 유전자를 타고 태어난 그들은 모험을 통해 오랜 고난의 시련을 겪은 후 정화됩니다. 그들은 비극적으로 죽기도 하지만 숙원을 성취하기도 합니다. 세계로부 터분리된 영웅은 힘의 원천에 대한 통찰을 통해 깨달음 혹은 힘을 얻어 귀환을 하는 것이죠. 책 51면에 패턴이 정리되어있습니다. 융의 정신분석과 함께한 해석도 정말 솔깃했습니다. 신화의 영웅에서 희석된 인간적 영웅의 경우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특별하게 태어난 아기들-물항아리로 태어난다거나 하는 식으로-은 오랜 시간동안 위험하고 장애물이 많은 상황, 치욕을 견디는 기간을 거칩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그는 '다시태어남' 의 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는 주변을 구원하는 자가 됩니다! 그를 고난으로 던져넣은 자 중에서 아버지가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죠. 수많의 신화의 변주가 재미있습니다. 수월하게 읽히는 책도 아니지만 딱히 어렵지도 않았고요. 신화쪽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좋은 책이라 생각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그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것, 인데 저는 조셉 켐벨의 '신의 가면'시리즈가 맹렬하게 보고싶어졌습니다. 결론은 제게 괜찮은 책이었단 뜻이지요. '신의 가면'은 같은 주제의 내용을 이 책보다 본격적으로 자세하게 담고있는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만...이 책이 우리나라에 출판이 되었는지...? 그건 모르겠군요...;; 어제 오랜만에 늦게까지 책을 보았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요. 조금씩 읽고 있던 이 책과 갈리아전기를 다 보았습니다. 바람은 시원했고, 조용한 밤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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